벌써 겨울이 다가온다는 게 느껴지며
올해 초 눈이 왔을 때 등산 갔다가 개고생 하고 왔던 기억이.. 떠올라 포스팅을 올려본다.
대전 계룡산
아이젠을 괜히 꼈나 싶을정도로 돌들이 너무 많아서 발만 엄청 아팠다...
동학사까지 다 내려왔을 때는 발바닥만 아프던 곳이 발목까지 올라와 통증이 있었는데,
아마 내 발바닥이 평발이라 그러지 싶다.
계룡산 코스
동학사주차장 - 천정골 탐방지원센터 - 큰배재 - 남매탑 - 삼불봉고개 - 삼불봉 - 관음봉 - 관음봉고개 - 은선폭포 - 항아교 - 동학사
대전으로 이사와 처음 갔던 산행인데
산길도 몰랐는데, 하필 눈까지 덮여있어서 길을 찾는데 꽤나 집중했던 것 같다.
동학사주차장에서 올라가는 길
눈이 얇게 쌓여 있는 모습이 이뻐 보였지만, 딱 여기까지만 이뻤다.
이쪽에 아마 천정골 탐방지원센터가 있었던 것 같다.
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.
남매탑!
남매탑에 도착한 후 등산 할 때 항상 챙기는 코코아를 한잔 따라 마셨는데
역시 코코아는 사랑이다.
계룡산 남매탑을 보고
"아, 이제 남매탑이다" 하고 그냥 올라가다 깜빡하고
뒤늦게 찍은 사진이 이 사진이다.
남매탑을 지나 좀 더 높이 올라왔다는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.
눈 덮인 계룡산이 이쁘기는 했다.
바람 소리는 무서웠음..
삼불봉 도착!
삼불봉까지 오니 이젠 그냥 내려가기도 아깝다.
정상을 꼭 찍어보자!
눈이 쌓인 소나무
감성 자극.
겨울에 산에 오니 이렇게 눈이 쌓인 나무들이
이뻐 보인다.
이럴때 잠시 앞으로 올라갈 걱정을 덜어 내고,
풍경을 잠시 감상해 보며 간다.
풍경
하나도 안 보인다.
눈도 오고 안개도 있는 것 같고, 그냥 앉아서 코코아나 한 잔 마셨다.
내 감성 돌려줘라 계룡산.
풍경 보려고 왔는데
풍경은 못 보고 눈만 실컷 봤던 날이었던 것 같다.
이쁜 쓰레기 같으니...
자..
다시 올라가보자.
또 올라가자.
계룡산 정상
드디어 계룡산 정상석!
관. 음. 봉
관음봉에 올라오니 밑에 6각으로 된 정자가 있다.
춥지만 신속하게 옷을 다시 껴입고, 체온을 유지해 준다.
그래도 정상까지 왔는데 금방 내려가긴 그렇고 손이 시리지만 따듯한 코코아를 마시는 즐거움을
한 스푼 추가 해준다.
사진처럼 실제로 안 보였다...
망했...
나만 그런가..(?)
등산할 때에 내려가는 게 제일 힘든 것 같다.
특히 이 날은 오고 가는 사람들이 정말 보이지 않아서
발자국도 없어 혼자 길 찾는데 꽤나 힘이 들었다.
눈이 덮여 보이지 않지만
다 돌밭이다.
아이젠을 벗을 수도 없고 계속 끼고 있자니 발이 너무 아프고...
그대로 유지하고 내려간다.
조금 내려오고 나서야 반대편이 좀 보여서 사진도 찍고
다시 주변을 구경해 보며 내려간다.
동학사
동학사 도착!
동학사까지 내려오고 나니 발바닥 발목 무릎이 너~~~~~무 아파서 후딱 아이젠을 빼고
잠시 설치가 잘 되어있는 나무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한 후 동학사를 지나 내려왔지만
이 날 집에 도착해서 반기정 상태로 잠을 잤던 기억이 난다.
결론
겨울산 그리고 계룡산이 익숙하지 않다면,
나처럼 무리하며 올라가는 건 비추다.
물론 등산을 많이 한 사람들에게는 내가 뭐라 말할 게 없지만
등린이는 불타는 열정을 잠시 가지고 있다가 눈이 녹으면 폭발시켜 보자.
올 겨울은 어디로 갈지 아직 정하진 못 했지만,
어디든 또 가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.